카테고리 없음 / / 2024. 7. 29. 15:02

우울증 보상심리 극복 소설 7 - 회사생활과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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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6 - [분류 전체보기] - 우울증 보상심리 극복 소설 6 - 회사생활과 연애

 

우울증 보상심리 극복 소설 6 - 회사생활과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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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결합

 - 나락

끝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집에 돌아오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방에서 쉬었고 다음날 새벽 4시엔 현장에 내려가기위해 운전대를 잡고 고속도로를 달렸다. 두시간 남짓 달리는 동안 그녀와 사귀었던 시간이 머리속을 지나갔다. 그녀와 처음 만났던 날, 자주가는 커피숖에서 앉아서 얘기하던 모습, 취업 전 예쁜 모습으로 우리학교에 온다며 버스에서 내리던 그녀, 내가 힘들다고 징징댈때 위로해 주던 그녀...그리고 한강에서 미안하다고 말했던 어제...노래를 듣는건 아니었는데 가슴이 먹먹했다. 눈물이 났다. 사고가 날 것 같아 손등으로 눈물을 훔쳤다. 혼자서 괜찮다며 얼마나 소리를 질렀는지 모르겠다. 눈물섞인 목소리가 간절했다.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날것 같은 기분이 계속됐다.

 

일주일이 흘렀다. 아직도 기분은 그대로였으나 회사에서 티를 낼 수도 없고 집에서 부모님께 얘기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때 왜 그렇게 부정적이었는지 내가 하는 모든게 맘에 들지 않은 상태였다. 지금 생각하면 부끄러운 과거인데 왜 그렇게 힘들어 했는지 모르겠다. 주변 사람에게 조언도 얻어가며 결정했으면 훨씬 수월했을텐데 내가 주변에 알리지 않았으니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나길 만무했다. 친구들과 만나서 회사 욕을 했을때 그들은 내가 투덜댄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아무튼 그때의 나는 그랬다. 내가 마치 비련의 남자 주인공인양. 세상의 온갖 시련은 다 겪은것인냥 배부른 소리를 해대고 있었다. 남들이 밖에서 봤을땐 대기업에 바로 취업해서 능력있고 연봉 높은 회사원이라고 생각할텐데 스스로를 깍아내리며 내 스스로를 나락에서 떨어진 세상에서 가장 비참한 남자로 만들고 있었다.

 

 - 기적

'띠디디디디 띠디디디디'

휴대폰에 나와있는 그녀의 이름을 보고 순간적으로 눈동자가 멈추며 몇 일 전의 감정이 가슴 속에서 아리듯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녀와 여의도에서 헤어지고 열흘이 지났을까?  '무슨일이지? 왜 전화왔을까? 나에게 가져가서 줄 물건이 있나? 그런건 버려도 되는데.' 설마 그녀의 현 남친이 전화를 한건 아닐까...?'

'어... 여보세요... 무슨일이야?' 얼떨결에 초록색 통화버튼을 눌렀다. 전화를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어떤 목소리로 받아야 하나, 무슨 말을 해야하나 오만가지 생각에 순식간에 지나갔지만 그 전화를 놓치면 다시는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오빠. 아직도 나 좋아해요?' 

'응...그렇지'

'나랑 다시 만날거에요?'

'어!! 다시 만나자!' 얼마나 가슴이 뛰고 설랬는지 모른다. 이런 얘기를 하는것 자체가 다시 나와 만나고 싶다는 것이니까! 곧바로 그녀가 전화한 이유를 말했다.

'열흘정도 생각해 봤는데... 나도 다시 시작하는게 좋을 것 같아요...자꾸 오빠 생각이 나네요'

'정말이야? 정말 믿어도 되는거야?'

'네...이번 주말 언제 올라와요? 자세한 이야기는 올라오면 저녁에 해요'

'응! 토요일에 최대한 일찍 올라갈게. 맛있는거 먹으러 가자'

이게 무슨일이지? 불과 몇 초전만 해도 이별의 아픔을 뒤늦게 깨닫고 스스로를 자책하는 상황이었는데. 어떻게 이런 상황이 발생한거지? 기적이 일어났다. 기적이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었다. 나를 보고 있던 신이 나를 가엽게 여겨 그녀의 마음을 바꾼것 같았다.

'다행이다. 다시 사랑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세상이 다시 내 것이 된 것 같았다. 

 

 

@@ 사건의 발단

 - 문제의 팀장이 공무팀으로

그녀가 다시 돌아온지 얼마나 지났을까?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다시 만났다는 기쁨보단 그녀가 이제 내 옆에 있다는 안정감이 더 커졌을 무렵이었던것 같다.

현장에 인사이동이 있었다. 본사도 아니고 공사현장에서 위치만 바꾸는거라 인사이동이라기 보다 자리이동? 정도의 이벤트 였으나 나에겐 큰 타격을 주었는데 결론적으로 말하면 앞서 얘기한 문제의 팀장이 바로 우리 공무팀장으로 온다는 것이었다. 자리를 바꾼 배경에는 그 당시 현장에서 공사와 공무팀간의 엊박자로 공사가 정상적으로 추진되지 않는다는 현장소장의 판단이 결정적이었다. 우선 공무팀장으로 과장이 배치돼있으니 공사팀장들과 직급에서 밀릴 수 밖에 없기에 - 다른 공사팀장들은 차장 또는 부장 이었다.- 현장의 문제가 발생했을때 공무팀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고 생각한것 같다. 그래서 공사팀에 소속되어 있지만 각종 민원, 돈 계산에 민감한 문제의 그 계약직 팀장을 공무팀장으로 앉히고 공무 팀장이었던 정직원인 과장님은 다시 팀원으로 내려오게 됐다. 내 입장에선 정말 생각하기도 싫은 상황이었는데 도대체 현장소장은 어떤 생각을 하기에 이렇게 밖에 결정하지 못할까... 그 사람 한 명 때문에 현장 분위기가 이렇게 안좋아지는데 아직 문제조차 모르나? 라는 생각이 저절도 들었다. 물론 내가 생각하는 그 팀장과 현장소장이 생각하는 그는 전혀 다른 사람일 수 도 있었다. 

이런 결정을 마주하자니 한숨이 절로 났지만 그렇다고 다시 공사팀으로 가겠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지금 공무팀에 있는 팀원분들이 너무 좋았기에, 또한 현장에서 단 한번의 고충으로 그 사람의 평판이 얼마나 나락으로 떨어지는지를 동기형을 통해 분명히 경험했기에 그냥 있기로 했다. 아니 그냥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대가는 컷는데 내가 다른 현장으로 가게될 때까지 그 분의 담배 심부름과 월요일 아침 지하철 픽업, 금요일 저녁 퇴근할때 기차역까지의 픽업은 다시 내 일이 되었고 회식때마다 계속되는 쌍욕은 덤이었다.

 

 - 설계변경...

아무리 해도 위의 일들이 익숙해 지지가 않았다. 매 시간, 매 분, 매 초마다 때려치겠다고 생각하며 하루하루 겨우 버티고 있었다. 그 중에서 한줄기 빛이라면 그건 의심할 여지 없이 그녀였다. 그러던 중 공무팀의 핵심업무인 년 단위 설계변경 시즌이었던 2011년? 2012년? 겨울 주말, 격주에 한번씩 찾아오는 이틀(토,일) 휴무로 서울에 올라가서 그녀와 데이트를 하던 토요일 밤 문제의 전화가 왔다.

그 전화의 내용을 얘기하기에 앞서 설계변경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보통 1년 단위로 실시하며, 설계와 현장 시공의 다른 부분을 찾아내 단가와 수량을 산출하여 설계에 반영하는 작업을 말한다. 이렇게 얘기하면 아주 간단해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는 어마어마한 돈이 움직이므로 현장의 핵심업무중 하나이다. 쉽게 예로 들면 설계에는 아주 무른 풍화암이었는데 실제 땅을 파보니 아주 강한 화강암이 나왔을 경우 암판정을 통해 비용을 반영하는 개념이다. 같은 화약량으로 풍화암은 3m를 팔 수 있다면 화강암은 1m 밖에는 파지 못하기 때문에 최종 목적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번 설계변경에 몇 백억이 왔다갔다 하는 정말 중요한 작업이기도 했고 설계변경으로 그 현장의 승패가 좌우된다고 봐도 된다. 그래서 우리 현장에서는 설계변경 두 달 전부터 나와 바로 위 대리님이 설계변경만을 위해 별도 사무실에 컴퓨터를 옮기고 매일 아침 7시30분부터 밤 10시까지 그 작업에 투입되었다.

두 달 전부터 이렇게 작업을 하고 주말에 쉬는날에는 순번대로 쉬고 있었다. 그리고 이번주는 내가 이틀을 쉬는 날이었다. 문제의 토요일 저녁, 이제 완벽히 나의 여자친구인 그녀와 저녁을 먹고 거리를 걷고 있었다. 갑자기 현장에서 전화가 오기에 아무 생각없이 받았는데. 아주 심각한 목소리로 내일 아침 내려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00아. 쉬고있는데 미안해. 혹시 내일 현장으로 올 수 있니?'

'과장님 왜 그러세요? 무슨일 있어요?'

'아니 오늘 현장소장님이 현장사무실에 오셨는데 설계변경 시즌인데 너 일 안하고 어디 갔냐면서 난리가 났었어...'

'....도대체 왜요? 저 이번주 이틀 쉬는날 이잖아요.'

'그래 그건 알지...현장소장님 감정이 많이 격해지셨거든...'

'네 일단 알겠습니다...'

여자친구는 현장에서 무슨일이 있는거냐며 물었지만 내일 갑자기 일이 생겨서 가봐야 한다며 둘러대니 잘 다녀오라고 이해해 주었다.

'도대체 문제가 뭘까? 빨리 때려치라는 징조인가? 정말 짜증난다.'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집으로 가는길부터 입에서 좋은 말이 나올리가 없었다. 다음날 아침 현장으로 내려가는 차 안에서는 더 가관이었다. 보통 6시30분까지 현장에 도착하던 것과 달리 불만의 표시로 9시에 도착했다. 도저히 일찍내려가기가 싫었다. 도착하자마자 난리가 났다. 다른 안전팀에 있는 대리님은 큰 실수 저지른거 아니냐며 사무실 뒤편에서 어제 있었던 일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얘기를 들어보니 주말에 갑자기 현장에 와서는 설계변경이 어떻게 되는지 물었다고 했다. 아직 자료 작성중이고 나는 휴무여서 서울에 갔다고 하니 갑자기 화를 내며 쌍욕을 하고 나같은 직원은 빨리 잘라버려야 한다고 난리를 쳤다고 했다. 참 어이가 없었다. 

'그냥 이번 기회에 그만둔다고 말할까?' 현장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기 전까지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았다. 그 상황에서 어느 누가 정상적으로 일을 할수 있겠는가? 일요일 오전 나에게 담배 심부름을 시키는 문제의 그 팀장도 근무일이었는데 내가 가자마자는 일부러 다른곳에 가있었는지 없다가 점심을 먹고나서 설계변경 작업을 하고있는 방으로 들어와서 나를 찾았다. 참 이상한데 오히려 그 팀장이 나를 달래주고 있는게 아닌가? 참 이 사람한테 이런면이 있었네...평소와 달리 그날은 나긋한 목소리로 나와 얘기했다. 물론 현장소장은 사무실에 나오지도 않았다.

'00아, 일이 좀 이상하게 됐다.'

'네 잘 모르겠네요. 왜 이렇게 됐는지'

'너 어떻게 하고 싶니? 어제 현장소장 얘기 들으니 난리도 아니던데...'

'팀장님 저 이제 미련없어요. 자를거면 자르라고 하세요. 공사팀으로 보내던 그건 현장소장이 알아서 하겠죠. 그리고 설계변경 끝나고 다른 현장에 보내주세요. 이 현장에 있기도 싫고 내가 왜 여기있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래 알았다...'

그리고 다음인 월요일 현장소장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나를 대했다. 공무팀장은 어제 얘기 했던 내용을 현장소장에게 전했는지 아닌지 더이상 말하진 않았다. 그렇다고 나도 뭍지 않았다. 이때쯤 부터였던것 같다. 내 근처에 관심병사가 아무도 없다면 그게 바로 나일 확율이 높다고 했는데...정확히 그게 바로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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