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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보상심리 극복 소설 6 - 회사생활과 연애

icandoeverything 2024. 7. 26.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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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6 - [분류 전체보기] - 우울증 보상심리 극복 소설 5 - 회사생활

 

우울증 보상심리 극복 소설 5 - 회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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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의 이상

 - 두근거림

 공무팀으로 이동한 후 정말 폭발할 것 같은 생각은 그래도 조금은 정리가 됐다. 아무래도 바로 옆에 있던 문제의 팀장이 떨어져 있으니 내 몸이 안도하는것 같았다. 그렇다고 회사에 갑자기 만족했냐? 그건 아니었다.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1분에 한 번했다면 이제는 2분에 한 번 한다랄까? 이때쯤에는 공무팀 공사팀이 중요한게 아니라 건설이란 산업 자체, 그중에서도 이 현장에서 내 이름을 지우고 싶었다. 내 전공을 증오했다고나 할까, 할 수만 있다면 대학의 과를 통채로 후벼파서 다시 채워 넣고 싶었다. 나는 왜 토목과를 나와서 여기에 왔을까? 나는 왜 지금 이러고 있을까? 왜 퇴사한다고 말하지 못할까? 이런 생각이 깨어있는 내내 일어나서 잘때까지 계속 됐으니 말이다.

 

미래를 보면서 하루를 살아도 발전이 있을까 말까인데 이렇게 과거의 내가 했던 선택을 후회하고 있으니 나 자신을 부정하는것과 다를 바 없었다. 발전은 커녕 퇴보했다. 그래서인지 공무팀으로 옮기고 나서도 두근거림이 없어지질 않았다. 원래 두근거리는 증상이 공사팀으로 발령이 나고 그 팀장을 만나서부터 시작됐으니 다시 공무팀으로 왔다면 원인이 없어졌으니 증상도 사라졌어야 하는데...없어지질 않았다. 추측하건데 원인이 처음에는 그 팀장이었다면 이제는 건설업에서 탈출하고 싶은 욕망으로 커졌기 때문인것 같다. 말도 못하고 심장은 하루종일 두근거리고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절대 모른다. 이러다 내 심장 폭발하는거 아냐? 나 심장마비로 죽는거 아냐? 

 

 - 고혈압

 두근거림은 누구한테 얘기 하지 않으면 건강검진에서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몸의 이상이 수치의 이상으로 발견되었는데 그게 바로 혈압이었다. 아빠가 혈압이 조금 있으셨지만,,, 그치만 그 전까지 아주 건강하게 지내왔기에 내가 혈압이 높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었다. 건강검진 전날 그날도 저녁에 어김없이 순대볶음에 술을 먹으러 밖으로 나갔다. 다시 공무팀으로 오고 나서는 술먹고 개가 되는 그 팀장이 없으니 오히려 나가서 밥 먹는게 좋았다. 하루종일 두근거림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에 시달리기에 술과 밥이 도피쳐 랄까? 숙소 내 식당에서 그 팀장 얼굴을 보면서 먹는 게 싫기도 했고 술 한잔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라도 하면 참 재미있었고 팀원들 모두 성격이 좋았기 때문이다. 또 현장 숙소에서 물리적으로 벗어난다는 생각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아무튼 건강검진에서 혈압을 재는데 160이 넘게 나왔다.

 

만 30살이 안된 건강한 남자의 혈압이 160이 넘는다니 말이 안됐다. 비만도 아닌데 말이다. 전날 술을 마셔서 그런가보다 하고 치부하고 지내던 중 현장에 근로자를 위한 혈압계가 설치되었기에 한번 측정해볼까 하고 팔을 넣고 버튼을 눌렀는데... 또 160이 나오는게 아닌가. 옆에 있던 대리님이 긴장하면 그렇다고 쉬고 다시 재보라고 하셔서 3번을 쟀는데 수치가 똑같지는 않았지만 모두 140이상이 나왔다.

'아... 큰일이다. 몸에 이상이 생겼구나...앞으론 술 줄이고 먹는거 신경써야겠다'

혈압을 인터넷에 검색해 봤다.

'침묵의 살인자' 살인자란 말이 크게 와닿았다. 혈압을 치료하지 않고 10년을 지내면 장기가 망가진다는 것이었는데 덜컥 겁이 나기도 했고, 젊은데 관리하면 괜찮다는 생각이 교차했다. 그러던 중 건강보험공단?? 어디서 전화가왔다.

'안녕하세요. 000씨 시죠'

'그런데 무슨일이시죠?'

'건강보험공단인데 이번 건강검진에서 혈압이 높게 나오셔서 전화했습니다. 혹시 약을 먹거나 관리하시는게 있으신가요?'

'아... 아직은 없는데 술마셔서 그런것 같아요. 가끔 수영도 하니까 괜찮습니다.'

'그래도 혹시 이상이 있으시면 병원에 꼭 가셔서 약 타서 드세요'

'네 알겠습니다.'

나라에서 내 건강을 걱정해 주기 시작했다. 이런건 은퇴하고 나서야 관리되는것인줄 알았는데 아직 20대인데 고혈압이라고 전화를 받으니 상쾌한 기분은 아니었다. 그래서 스스로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던게 있었는데 바로 저녁에 반만먹고 술도 끊어서 천천히 먹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실천을 못했다. 이유는 내 결심이 너무 약했다. 원샷을 안하기에 왜 남기냐고 물으면 혈압 때문에 술을 천천히 마시려 한다고 답하면 젊어서 괜찮네, 나도 150넘는다며 웃으며 술을 권했고, 또 나도 그때쯤에는 저녁에 술마시는 분위기에 취해 있었다. 마음속으론 건강관리 해야 하는데 해야 하는데 하면서도 행동은 이전과 똑같이 하고 있었다.

 

@@ 구 여친

 - 그녀의 남자친구

  몸에는 이상이 오고 저녁에 술마시는건 좋고,,, 내 자신이 통제가 안된다고 해야 되나? 생각은 그렇지 않았는데 그냥 그 시간이 되는대로 흘러간 것 같다. 누가 술 마시자면 마시고... 이때가 여자친구와 매몰차게 헤어진지 6개월 정도 됐을때였는데 무언가 내 의지대로 하는게 없어서인지 주말에는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래서였을까 갑자기 외로워졌다. 회사는 맘에 안들지, 저녁마다 술먹기 바쁘지, 집에 와서는 집에만 있지,,, 외롭다는 생각이 들면서 전 여자친구는 잘 있을까하는 생각이 많이 났다. 헤어지자고 할때 한번만 만나달라고 그렇게 요청했던 여자친구였는데 그렇게 매몰차게 헤어져놓고 이제와서 내가 외로우니 생각이 나는게 스스로 괴씸했다. 그런데 내가 누굴 붙잡고 싶었는지 의지할 사람이 필요했는지 딱 그녀가 생각이 났다. 내가 힘들면 캥거루 케어라며 등을 쓰다듬어 주던 그녀에게 왜 그렇게 대했는지 뒤늦게 후회가 됐다. 

'한 번 전화해볼까? 그런데 그렇게 차갑게 대하고 이제와서 나 너무 염치없다...'

몇 일을 고민하다 옆에 앉아 있던 과장님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랬더니 과장님은 '후회되지 않게 미친듯이 잡아보고, 너가 할 수 있는건 다 해보고 그래도 안돼면 깔끔하게 포기하라'고 하셨다. 나도 너무 전화가 하고 싶고 보고싶어 결국 저녁을 먹으러 나갔을때 잠깐 시간을 내 그녀에게 전화를 했다. '내 전화를 받을까?' '어떻게 말을 시작하지?' 전화하기 전에 얼마나 두근거렸는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다시 생각해보면 그 전화가 없었다면 지금의 우리가족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여보세요...나 00야. 잘지내?'

'응 웬일이야?'

'그냥 생각이 나서...혹시 주말에 볼 수 있을까?'

'...왜? 안돼...나 밥먹고 있어서 끊을게'

예상을 했지만 센 충격이었다. 제대로된 카운터를 얻어맞은것 처럼 멍하고 여자친구를 놓쳤다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 하...한숨만 하고 있던 나에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혹시 그년가??'

'여보세요?'

'네 혹시 000씨시죠? 저 00남자친군데 헤어진걸로 아는데 전화하지 마세요.'

'네...죄송합니다...'

비참했다. 결국 내가 선택한게 이렇게 되는구나...비참하고 또 비참했다. 가슴에 이상한 짜르르한 감정이 내려가는듯 나오는 눈물을 겨우 참았다.

'이대로 잊어야 할까...'

 

 - 만남

그녀의 현 남자친구와 짧은 통화를 하고는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았다. 정말이지 인생에서 엄청난 것을 잃어버린 느낌과 상실감이 컷다. 그녀도 나와 헤어질때 이런 기분이었을까? 내가 왜 그랬을까 후회만 계속됐다. 그러던 찰나 몇일전 과장님이 해볼 수 있는건 다 해보고 후회하라는 말이 생각이 났다. 내가 해볼 수 있는게 뭘까? 일단 만나보자.. 만날수는 있을까? 그래도 다시 전화해보자. 몇 번의 전화는 연결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포기할 수 없어서 다시 만나고 싶다는 문자를 남기고 몇 번의 전화를 더 걸었다. 그렇게 연락이 됐다. 남자친구가 있는 그녀에게 연락을 한다는게 누가 보면 손가락질 할 수도 있지만 그때 나는 그 방법 말고는 아무 생각도 나질 않았다. '그녀를 잡아야해...'

'어..나야...'

'무슨일이에요?'

'한번 만나고 싶어서... 한번만 만나서 얘기하면 안될까?'

'알았어요'

'혹시 이번 주말 일요일에 시간돼?'

'괜찮으니 그때 봐요.'

오랜만에 만난 그녀는 머리스타일이 바뀌어 있었다. 뱅 헤어라고 부르는 앞머리가 생겼고 생머리는 어깨보다 더 밑까지 내려왔다. 검은색 코트를 입고 있었으며 나를 보고 웃었는데 오랜만에 만나서 그런지 어색한 웃음이 역력했다. 그래서 인지 분위기도 달라져 있었다. 예전처럼 행동할 수는 없었고 많이 긴장했기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실제로 그날 무슨말을 했는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냥 일상적인 얘기들 요즘 일은 어떤지...별일 없는지.. 그렇게 두 시간정도가 지나고... 헤어졌다. 마음 같아선 집에 데려다 주고 싶었느나 오랜만에 만나서 오바하는건 아닌것 같았다. 그날이 왜그렇게 아쉬운지 막상 만났는데 확실히 고백을 해서 잡은것도 아니고 그냥 허튼 시간을 보낸것 같았다.

'한번 더 만나야 겠다' 라고 생각한건 그녀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나의 여자친구이기도 했고 일단 만났으니 한 번만 더 만나면 내 생각을 제대로 말 할 타이밍을 잡을 수 있을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음주에 한번 더 만나서 밥을 먹자고 연락을 했다.

'생각 좀 해 볼게요.'

다음날인 월요일 새벽 4시면 다시 현장으로 내려가야 하기에 서울과 물리적으로 거리가 떨어져있는 일주일이 너무 길게 느껴졌다. 계속 독촉을 하면 그녀 입장에서 너무 싫을것 같아서 일단 연락을 기다리기로 했다.

 

 - 여의도 고백

연락이 온건 수요일 쯤이었던것 같다. 토요일 점심쯤 괜찮다는 얘기였다. 속으로 얼마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는지 모른다. 만약 시간 안될 것 같다라고 한다면 그땐 어떻게 했었을지 생각도 나질 않으니 말이다. 

토요일 점심 그녀와 만나서 아웃백에 갔다. 그래도 두번째 만남이어서 그랬는지 조금은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지만 잘이어지지 않는 대화가 오고갔다. 맛있는 음식이 앞에 있었지만 먹는것도 대화도 어느것에도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내 머리속에는 다시 나에게 와달라는 말뿐이 없었는데 그 말이 입밖으로 나오질 않았다. 내가 너무 이기적인 놈인것 같은 생각과 너무 성급하게 그녀에게 덤비는것 같았기 때문이다. 결국 아웃백에서도 말은 못했다. 

'점심도 먹었으니 이제 헤어져요.'

'아... 혹시 괜찮으면 여의도나 갔다올래? 한강도 보고 바람도 쐬고...그냥 거기가면 기분도 괜찮아 질것 같아'

'음... 알았어요...'

그녀 입장에선 내가 얼마나 귀찮았을까? 새로운 남자친구와 이제 막 알아가면서 좋아지려는 찰나 다시 내가 연락하고 만나자 그랬으니. 그것도 주말밖에 시간은 안되고 데이트 할 시간도 다 뺏어 버렸으니...알았다고는 했지만 진짜 끈질긴 놈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나에 대한 마지막 예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마지못해 동의를 했지만 나는 정말 기뻤다. 안되더라도 거기라도 가야 내 맘이 편해질것 같았다. 사귈때는 매일 같이 타던 지하철이었는데 여의도까지 가는 길이 왜그렇게 길었는지... 무슨 말을 해야 하나 머리속으로 생각하다 보니 그녀앞에선 멍하게 가만히 있는 모습이었을 것이다.

 

오랜만에 한강을 봤다. 날씨는 좋았고 바람도 시원했다. 일단 여의도까지 대중교통으로 왔기에 잔디밭에 앉기로 했다. 다리가 조금 아프기도 했고 계속 걷기보다 앉아있는게 편하게 생각이 됐다. 여의도까지 왔는데 말도 못하고 그냥 돌아갈 수는 없었다. 이번 주말이 지나면 또 일주일을 기다려야 했고 내 생각이라도 전하고 싶었다. 그래서인지 잔디밭에 앉고 별다른 말없이 바로 본론이 나와버렸다.

'저기... 나는 너가 다시 나에게 돌아왔으면 좋겠어... 헤어질때는 잘 몰랐는데 이제 너의 빈자리가 느껴져... 너의 빈자리가 너무 커. 다시 와줄수 있어?'

몇 초의 시간이 흘렀을까? 조금 곤란하다는 그녀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미안해... 나 지금이 좋아. 그 사람이랑 더 알아가보고 싶어.'

'아... 어떻게 안될까...나는 너가 너무 그리워....'

'미안해'

'그렇구나...알았어. 내가 몇 주간 연락한건 이것 때문이었어. 너를 다시 잡고 싶어서... 미안해. 이제 확실히 알았으니 갈게. 잘지내. 정말 잘지내...미안해...'

 

여의도까지 가는 시간은 한시간이 넘게 걸렸는데 가서 얘기하며 앉아있던 시간은 10분 정도였다. 왜 그렇게 빨리 본론부터 말했을까. 좀 더 나중에 얘기하면 결과가 달랐을까? 별의 별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결과는 나왔다. 거절의 얘기를 들었으니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녀와 집 방향이 같았다. 이 기분으로는 도저히 그녀와 같이 갈 수가 없었다. 그녀와 같이 가면 눈물이 날것 같았고, 구질구질하게 매달리는 것 밖에 할 수 있는게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녀에게 먼저 가라고 하고 일부러 빙빙 돌아가는 버스를 타고 갔다. 버스 맨 뒤, 가장 바깥자리에 앉아 머리를 창문에 기댄채로 멍하니 돌아갔다. 그녀에게 문자도 전화도 할 수가 없었다. 이젠 진짜 끝이었다. 내가 자초한 일이었다. 6개월전 그녀에게 헤어지자고 했을때 아무렇지도 않았던 감정이 숨어있다가 한번에 튀어나온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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